<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2
2023.01.14
p.416 처음 질베르트에게 있었던 것과 유사한 뭔가가 알베르틴에게도 있었다면, 이는 우리가 연이어 사랑하는 여인 사이에는 변화를 보이면서도 우리 기질의 고정된 성격에서 연유하는 어떤 유사성이 존재하기 떄문이다. 바로 이러한 기질이 우리와 상반되면서도 보완해 주는 여인을, 다시 말해 우리 감각을 충족하는 동시에 고통스럽게 하는 데 적합한 여인을 선택하고, 그렇지 못한 여인은 모두 제거하는 것이다. 이렇게 선택된 여인들은 우리 기질의 산물이자 이미지이며, 거꾸로 비친 상이자 우리 감성의 '음화'다. 그래서 소설가는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그가 연이어 경험했던 사랑을 거의 흡사하게 정확히 그릴 수 있으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모방한다기보다는 창조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어떤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