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샤를 보들레르
2023.04.14
기억해보아라, 님이여, 우리가 보았던 것을, 그토록 화창하고 아름답던 여름 아침: 오솔길 모퉁이 조약돌 깔린 자리 위에 드러누워 있던 끔찍한 시체, 음탕한 계집처럼 두 다리를 쳐들고, 독기를 뿜어내며 불타오르고, 태평하고 파렴치하게, 썩은 냄새 가득 풍기는 배때기를 벌리고 있었다. 태양은 이 썩은시체 위로 내리쬐고 있었다, 알맞게 굽기라도 하려는 듯, 위대한 ‘자연’이 한데 합쳐놓은 것을 백 갑절로 모두 되돌려주려는 듯; 하늘은 이 눈부신 해골을 바라보고 있었다. 피어나는 꽃이라도 바라보듯. 고약한 냄새 어찌나 지독하던지 당신은 풀 위에서 기절할 뻔했었지. 그 썩은 배때기 위로 파리떼는 윙윙거리고, 거기서 검은 구더기떼 기어나와, 걸쭉한 액체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살아있는 누더기를 타고, 그 모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