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12
제14장-상대적으로 중대한 범죄들
범죄는 야만적일수록, 사전에 모의한 것일 때, 그리고 듣는 사람들이 동정하기보다는 두려움에 떨 때 더 무겁다고 본다.
P115
제15장-기술 외적 설득 수단들
"양심에 따라 재판하겠다"는 배심원의 선서는 그가 성문법만 고수하지는 않겠다는 뜻.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에서, 안티고네는 오라비를 매장해준 것은 크레온의 법을 어긴 것이지 불문율을 어긴 것은 아니라며 자신의 행위를 변호한다.
그 불문율은 어제 오늘 생긴 게 아니라 영원히 살아 있고,
나는 한 인간이 두려워 그 불문율들을 어기고 싶지 않았어요
p127
제2권
제1장-감정과 성격의 역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거나 그릇된 조언을 하는 것은 다음 세가지 이유 전부 때문이거나 그중 하나 때문이다. 말하자면 상식이 부족해 그릇된 의견을 지니거나, 바른 의견을 지니지만 사악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말하지 않거나, 상식도 있고 성품도 고결하지만 청중에게 느끼는 호감이 결여되어 알면서도 가장 훌륭한 조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밖의 다른 경우는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세 자질을 모두 지닌다고 생각되는 연설가는 틀림없이 청중을 설득할 것이다.
p129
제2장-분노
분노는 자신이나 자신의 친구가 까닭없이 명백하게 멸시당한 것을 두고 복수하고 싶어하는, 고통이 뒤따르는 욕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분노란 똑똑 떨어지는 꿀보다 달콤해서
인간의 가슴속에서 점점 커지는 법이지요. (<일리아스>18권 109행)
경멸은 아무 가치가 없어 보이는 것에 대한 의견이 실현된 것이다.
경멸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멸시, 원한, 모욕이 그것이다.
모욕하는 사람이 쾌감을 느끼는 것은 남을 학대할 때 우월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불명예도 모욕의 특징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신분이나 능력이나 미덕이나 일반적으로 자신이 남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자기보다 열등한 자에게 존경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돈과 관련해서는 부자가 가난한 사람에게, 말과 관련해서는 웅변에 소질 있는 사람이 말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통치자는 통치를 받는 자에게, 본인이 다스리기에 적합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다스려지기에 적합한 사람에게 그런 태도를 취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제우스께서 양육하신 왕들의 마음은 거만한 법이라오. (<일리아스> 2권 196행)
p132
사람은 고통을 느낄 때 분노한다.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사람들은 특히 자신의 현재 괴로움을 경멸하는 자에게 쉬 분노하고 흥분한다. 이를테면 병자는 자신의 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자에게 화를 내고,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가난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에게 화를 내며, 전사는 전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이는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각자는 자신의 현재 괴로움을 통해 나름대로 분노하기 때문이다.
p133
사람들은 남보다도 친구들에게 더 분노하는데, 친구들에게는 푸대접받기보다는 후하게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135
이름을 잊는것 같은 사소한 망각도 우리를 화나게 한다. 망각도 경멸의 징표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망각은 무관심 탓이고, 무관심은 일종의 경멸이니까.
p140
제4장-우정과 적개심
친구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보답으로 사랑받는 사람이며, 자신의 관계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을 친구라고 여긴다. 그러면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좋을 때는 함께 즐거워하고 괴로울 때는 함께 괴로워하는 사람이 당연히 친구이다. 모든 사람은 원하는 일이 일어나면 기뻐하고 그와 반대되는 일이 일어나면 괴로워하므로 즐거움과 괴로움은 모든 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좋은 것과 나쁜 것에 대한 생각이 같고, 사랑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같은 사람들도 친구이다. 그들은 필시 같은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함께 살고 함께 소일하는 것이 즐거운 사람들을 좋아한다.
p142
우리는 우리와 성격과 직업이 같은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들의 이해관계가 우리의 이해관계와 충돌하지 않고, 그들이 같은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럴 경우에는 "도공이 도공을 시기하는"일이 벌어질 테니까.(헤시오도스 <일과날>: '동업자들은 경쟁하기 마련이다')
p144
분노는 우리와 관련있는 것에서 비롯되지만, 증오는 우리와 무관한 것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우리는 사람들을 단순히 어떤 성격의 소유자라고 여기기 때문에 미워할 수 있으니까. 분노는 언제나 칼리아스나 소크라테스 같은 개인과 관계가 있는 데 반해, 증오는 어떤 부류를 향할 수도 있다.
아르콘(archon:통치자): 아테나이를 포함해 대부분의 그리스 도시국가에서 사법권과 행정권을 가진 최고 관리들에게 주어진 이름(p117 주석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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