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는 거대한 뱀 퓌톤을 용감하게 제압하고 나서 그 공적이 사라지지 않도록 신성한 경기 대회를 창설하여 자신이 제압한 뱀의 이름을 따라 퓌토제전이라고 불렀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젊은이는 누구나 떡갈나무 잎으로 만든 관을 상으로 받았다.
용맹한 아폴로의 눈에는 꼬마 쿠피도의 작은 화살이 장난감처럼 우습게만 보였으니 그 마음으로 쿠피도를 모욕하고 말았다. 이에 화가 난 쿠피도는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잔인한 복수를 계획했는데, 아폴로에게는 사랑에 빠지는 황금화살을 아름다운 다프네에게는 사랑을 내쫓는 납 화살을 각각 쏘아 맞췄으니, 아폴로는 사랑에 빠졌고 그의 첫사랑 다프네는 사랑이란 말을 듣기만 해도 진저리를 치며 도망치는 운명을 맞았다.
간절한 사랑의 언어로 구슬리고 애원하는 아폴로를 피해 쉼 없이 달아나기만 하던 다프네를 아폴로가 거의 따라잡으려던 순간 다프네는 신에게 간절히 기도했다.
"아버지, 저를 도와주세요! 만약 저 강물에 어떤 신성이 있다면 너무나도 호감을 샀던 내 이 모습을 바꾸어 없애주세요!"
기도가 채 끝나기도 전에 짓누르는 듯한 마비감 같은 것이 사지를 사로잡았다. 부드러운 가슴 위로 엷은 나무껍질이 덮였고, 머리카락은 나뭇잎으로, 두 팔은 가지로 자랐다. 방금 전까지도 그토록 빠르게 달리던 발이 질긴 뿌리에 붙잡혔고, 얼굴은 우듬지가 차지했다. 빛나는 아름다움만이 남았다.
아폴로는 제 연인이 되지 못하고 월계수로 변신해버린 자신의 사랑을 안고 입맞추며 말했다.
"그대는 내 아내가 될 수 없으니 반드시 내 나무가 되리라."
그 뒤로 아폴로는 자신의 머리에는 월계관을, 자신의 악기인 키타라와 화살통에는 사랑하는 다프네(월계수)를 감아 언제 어디서나 그녀와 함께 했고 영광의 순간에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도록 축복했다.
퓌토(Pythia)제전은 올림피아(Olympia)제전, 네메아(Nemea)제전, 이스트모스(Isthmos)제전과 더불어 고대 그리스의 4대 제전 중 하나로 4년에 한 번 델피에서 개최되었다. 처음에는 음악 경연만 있었으나 나중에는 육상경기와 경마 등이 추가되었다. 퓌토(Pytho)는 델피의 옛 이름이다.
*출처: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도서출판 숲,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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