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수스의 딸 스퀼라는 적장인 에우로파의 아들 미노스에게 단단히 빠져버린다.
스퀼라는 아버지의 정수리에 난 자줏빛 털이 자신의 왕국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정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이 털을 잘라 미노스에게 바치면 그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 것이라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미노스의 대답은 이러했다.
"오오, 우리 시대의 치욕이여, 신들께서는 자신들의 세계로부터 그대를 추방하시기를! 육지도 바다도 그대를 받아주지 말기를! 잘 알아두어라. 나는 내 세계에, 윱피테르의 요람이었던 크레테에 그대 같은 괴물이 발을 들여놓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미노스는 비록 적국이지만 자신의 조국을 배신한 스퀼라를 노기 띤 언어로 질책하며 정박해 있던 함선을 풀어 냉정히 떠나버린다.
사랑에 눈이 멀어 조국과 함께 사랑도 잃어버린 스퀼라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미쳐 날뛰며 떠나가는 미노스의 함선에 매달려 가다가 키리스(Ciris)라 불리는 새로 변신해버린다.
네레우스의 딸인 또 다른 스퀼라가 있다. 그녀는 <오뒷세이아>의 항해에서 등장하는 괴물 스퀼라이다.
바다의 신 글라우쿠스는 스퀼라를 보자마자 애욕에 휩싸인다.
애절한 사랑고백에도 불구하고 도망치기만 하는 스퀼라를 보고 상심한 글라우쿠스는 마녀 키르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글라우쿠스는 키르케에게 스퀼라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묘약의 처방을 원했으나 도리어 키르케의 유혹을 받게 되는데, 그는 키르케에게 이렇게 말한다.
"스퀼라가 살아 있는 동안 그녀를 향한 내 사랑이 변하기 전에 먼저 바닷물에서 나뭇잎이 돋아나고 산꼭대기에서 해초가 자랄 것이오."
굴욕적으로 글라우쿠스에 대한 자신의 구애가 거절당하자 분개한 키르케는 스퀼라에게 분풀이를 한다.
키르케가 독약을 뿌린 해안에서 수영을 하려던 스퀼라는 하반신이 미쳐 날뛰는 개 떼로 변신하게 되고 항해자들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괴물로 변하고 만다.
훗날 영웅 오디세우스는 스퀼라에게 자신의 전우들을 희생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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