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의 시대를 지나 철의 시대가 되자 인간의 사악함이 하늘을 찔렀다.
유피테르는 반신들과 요정들이 대지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사악한 인간을 멸하고자 큰 홍수를 일으켰다.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인간은 신앙심이 깊었던 프로메테우스와 클리메네의 아들 데우칼리온과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의 딸인 퓌르라(피라), 단 둘 뿐이었다. 이들은 프로메테우스의 조언에 따라 미리 방주를 만들어 살아남은 것이었다.
데우칼리온과 퓌르라가 테미스 여신의 제단에 엎드려 인간들을 되살려달라고 빌자 여신은 다음과 같은 신탁을 내렸다.
"너희는 신전에서 나가 머리를 가리고 옷의 띠를 푼 다음 너희의 위대한 어머니의 뼈를 등뒤로 던지도록 하라!"
그들은 한동안 그 신탁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퓌르라는 여신의 명령대로 행한다면 어머니의 혼백을 모독하는 짓이 되니 그 뜻에 따를 수 없다고 했다. 아내의 말을 들은 데우칼리온은 심사숙고 끝에 이렇게 말했다.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신탁은 경건하고 어떤 불의도 권하는 법이 없는 만큼) 위대한 어머니란 대지요. 그리고 생각건대, 여신께서 말씀하시는 뼈란 대지의 몸속에 들어 있는 돌일 것이오. 우리는 등뒤로 돌을 던지도록 명령받은 것이오."
데우칼리온의 말대로 그들이 등 뒤로 돌을 던지자 과연 그 돌은 인간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은 남자가 되고 퓌르라가 던진 돌은 여자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멸망했던 인간 종족은 데우칼리온과 퓌르라에 의해 부활되었고 이들 부부는 인간의 조상이 되었다.
서양문학의 모태가 되었다는 <변신 이야기>의 흔적을 <데미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인간이 되라고 던진 자연의 내던짐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기원, 그 어머니들은 동일하다." (데미안 서문 중에서)
*출처: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도서출판 숲,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문학동네,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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