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평화공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봉개동 237-2
이용시간 : 9:00 ~ 18:00 (매주 첫째 셋째 월요일 휴관)
입장료, 주차비 : 무료
독특한 건물외관에 고즈넉한 분위기의 이 곳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시설이 깨끗했다.
철없는 아이처럼 순진하기만 할 것 같은 아름다운 제주도는
슬픈 현대사를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묻혀진 역사가
50년이 지난 지금도 속시원히 드러나지 않는 걸 보면
제대로 된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참으로 지난한 일인가 보다.
진입로 한 켠에는 뜬금없이 독일 베를린장벽이 서있다.
2007년 독일 베를린시가 제주 4.3 평화공원 조성을 기념해서 기증했다고 한다.
베를린장벽은 독일 통일의 상징물인데, 이게 왜 여기 서있지?
이유가 뭘까.
기념관을 다 둘러보고 난 후에야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제주 4.3 사건은 우리나라의 분단된 현실의 은폐된 과거 중 하나였고
모두가 그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하고 나면
우리도 독일처럼 언젠가 통일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4.3 사건의 참상을 증언하는 망주석
총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내부에 들어서자 안내해주시는 분이
영상을 먼저 관람하기를 권하신다.
짧은 영상이었지만
충격적이고 가슴 한켠이 뻐근해지는 내용이었다.
또하나의 잊혀진 역사였다.
우리는 관람순서대로 천천히 걸으며
생소하기만 한 우리의 역사를 접했다.
4.3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백비가 진입로에 있었다.
차마 사진을 찍기가 힘들었다.
이어지는 관람로에는 당시의 참상을 재현하는 많은 사진들과 자료들이 즐비했다.
관련자들이 아직도 생존해 계실텐데...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었다...
관람로의 마지막에 위치한
조형물로 표현된 시대의 아픔이
아프고도 잔인하게 느껴진다.
4.3을 몰랐다.
부끄럽고 미안했다.
그 동안 섬 안의 섬처럼 고립되어 있던 유가족의 맘이 어땠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건
지금에라도 잊지 않고 역사를 회복하려는 많은 노력이 있어서이다.
2018년 문재인대통령께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노통이후 12년만에 4.3 추념식에 참가했다.
국가가 행했던 폭력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치유에 대한 약속이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그 약속은 계속 지켜져야 할 것이다.
국가의 존립목적은
결국
국민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인들의 노력도 빛이 난다.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은
참으로 드물게
제주 4.3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2018년에는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정란희 작가가 어린이들을 위해 <무명천 할머니>라는 그림책을 출간했다.
모두 아픈 이야기들이지만
외면하면 할 수록 상처는 깊어질 것이다.
이스라엘인들은 자신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다시는 자신들이 겪었던 비극을 후세가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반드시 아우슈비츠나 여타의 강제수용소 견학을 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가해자였던 독일 역시 그러하다...
그들은 아픈 역사를 잊지 않는다.
그것을 바라보는 일이 비록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말이다.
그들에게서 꼭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학생들이 이 곳에 꼭 가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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