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음악: 헤르만 헤세 <데미안>
2019.06.25
p.73 어린 소년 시절 이따금, 이를테면 수난의 금요일 같은 때, 아버지가 수난 이야기를 낭독해준 다음이면 나는 마음 깊이 감동받아 이 고통스럽게 아름답고 창백하고 유령 같은, 그러면서도 섬뜩하게 생생한 세계, 저 겟세마네와 골고다 언덕에 살았다. 그리고 바흐의 을 들을 때면, 그 온갖 신비로운 전율을 간직한 비밀스러운 세계의 어둡고도 강렬한 수난의 광채가 나를 가득 채우곤 했다. 오늘날에도 나는 이 음악과 저 를 모든 시와 예술적 표현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바흐의 중 베드로의 아리아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바흐 p.133 마음이 울적해지면 피스토리우스에게 저 옛날 북스테후데의 파사칼리아를 연주해달라고 청했다. 저녁무렵 어두운 교회에서 나는 특이하고 내면적이며, 자신 속에 침잠하여 자신의 소리에만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