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그것을 바라며 선물로 미리 나를 매수하고 싶어 말했어요.
'쿠마이의 소녀여, 그대가 원하는 것을 고르도록 하라! 그러면 그대는 원하는 것을 가지리라.'
나는 한 줌의 먼지 무더기를 가리키며 어리석게도 그 먼지 알갱이 수만큼 많은 생일을 갖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세월이 줄곧 청춘이어야 한다는 요구를 깜빡했어요. (...) 어느새 행복한 시절은 내게 등을 돌리고 병약한 노령이 떨리는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그것을 나는 오랫동안 참고 견뎌야 해요.
미켈란젤로의 눈에 비친 노년은 이런 모습이었나보다.
한 때 태양신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사랑스런 무녀 시뷜라(시빌라)는 화려한 젊음을 상실한 우락부락한 노파의 모습으로 변했다.
영원할 것만 같던 아름다운 젊은 시절은 순간처럼 짧게 지나가 버렸다.
병약한 노령이 떨리는 걸음으로 다가오고, 그 세월을 아주 오랫동안 견뎌야 하는 시뷜라의 푸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 청춘의 시간이 지속되어야 한다...
겉모습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 안에서 영원히 청춘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젊은이들이여,
마음 안에서 젊은 날의 아름다움을 두고두고 되새길 수 있도록
빛나는 그 시간들을 후회없이 즐기기를.
*출처: <변신이야기>
'신화와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양신의 마차를 모는 파에톤 (0) | 2019.11.15 |
---|---|
황도 12궁에 관련된 신화 이야기 (0) | 2019.11.09 |
스퀼라 (0) | 2019.11.02 |
암소로 변한 이오 (0) | 2019.09.17 |
월계수가 된 다프네 (0) | 2019.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