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조네스(Amazones)족 + 스퀴타이족 = 사우로마타이족
사우로마타이족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 스퀴타이족은 아마조네스족을 오이오르파타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헬라스 말로 '남자를 죽이는 자들'이란 뜻이다. 스퀴타이 족의 말로 '오이오르'는 '남자'란 뜻이고, '파타'는 '죽이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p.423)
스퀴타이족은 어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스퀴타이족은 아마조네스족의 말도 복장도 국적도 모르는지라,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스퀴타이족은 그들이 젊은이들인 줄 알고 맞서 싸웠다. 전투가 끝난 뒤, 시신 몇 구를 확보한 스퀴타이족은 그제야 그들이 여자인 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스퀴타이족은 회의를 열고 앞으로는 아마조네스족을 더 이상 죽이지 않고 자신들의 가장 젊은 청년들을 대충 아마조네스족의 수만큼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보내기로 결의했다. 그리고 이들 청년들에게는 아마조네스족 가까이 진을 치고 그녀들이 하는 대로 하되, 아마조네스족이 추격해 오면 싸우지 말고 달아나고 추격을 멈추면 가까이 다가가 다시 진을 치라고 했다. 스퀴타이족이 그렇게 결의한 것은 아마조네스족에 의해 자식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p.424)
그 뒤 두 야영지는 합쳐졌고, (...) 남자들은 여자들의 말을 배울 수 없었으나, 여자들은 남자들의 말을 배웠다. 그리하여 그들이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자 남자들이 아마조네스족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부모님도 계시고 재산도 있소.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이렇게 살지 말고 나머지 우리 백성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그들과 함께 살도록 해요. 우리가 당신들 아닌 다른 여인들을 아내로 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오." 그러자 아마조네스족이 대답했다. "우리는 당신네 나라 여인들과는 함께 살 수 없어요. 우리는 그들과관습이 달라요. 우리는 활을 쏘고 창을 던지고 말을 타지만 여자들이 하는 일은 배우지 못했어요. 당신네 여인들은 앞서 말한 일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그들은 수레 안에 머물며 여인들이 하는 일이나 하고 사냥하러 나가거나 그 밖에 다른 곳에 가는 일이 없어요. 우리는 그런 여인들과 사이좋게 지낸 수 없어요. 당신들이 우리를 아내로 갖기를 원하고 진실로 정직하게 처신하고 싶다면 당신들의 부모님에게 돌아가 당신들 몫의 재산을 분배받아 오세요. 그리고 당신들이 돌아오면 앞으로 우리끼리만 살도록 해요."
설득하려다 설득당한 젊은이들은 그렇게 했다. 그들은 아버지의 재산 가운데 자신들의 몫을 받아 가지고 아마조세스족에게로 돌아갔다. 그러자 여인들이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살자니 몹시 두려워요. 우리는 당신들한테서 부모님을 빼앗았을 뿐 아니라 당신들 나라에 큰 피해를 입혔으니까요. 당신들이 우리를 아내로 삼기를 원하시니 우리 함께 이 나라를 떠나 타나이스 강을 건너가 그곳에서 살도록 해요."
젊은이들은 이번에도 설득당했다. 그들은 타나이스 강을 건너, 거기서 동쪽으로 3일 거리를 더 갔고, 마이오티스 호에서는 다시 북쪽으로 3일 거리를 더 갔다. 그리하여 그들이 지금 사는 곳에 이르러 그곳에 정착했다. 그때부터 사우로마타이족 여인들은 언제나 옛날의 생활 방식을 고수하여, 남편들과 함께 때로는 남편들 없이 말을 타고 사냥을 하러 나가기도 하고 싸움터에 나가기도 하며, 남자들과 같은 옷을 입고 다닌다.
사우로마타이족은 스퀴타이족의 말을 쓰되 문법에 맞지 않게 쓰고 있다. 당시 아마조네스족이 스퀴타이족의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그들의 결혼 관습에 관해 말하자면, 처녀는 적군의 남자 한 명을 죽이기 전에는 결혼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결혼도 못해보고 늙어서 죽는 여자들도 있다.(p.425~427)
아마조네스족 여인들의 설득에 호락호락하게 넘어가는 스퀴타이 젊은이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용맹한 아마조네스족의 여자들은 스퀴타이족의 젊은이들과 함께 새로운 부족을 이루었고
사냥과 전쟁을 하던 자신들의 관습을 계속 유지하며 살아갔다.
이 시대의 대부분 여성의 지위가 매우 낮았고 남성에 매우 종속적이었다는 걸 감안해볼 때
아마조네스족 여인들의 거칠고 독립적인 삶은 매우 인상적이다.
아마조네스족의 이야기는 미드와 영화로 흥미롭게 각색되었다.
*출처: <역사> 헤로도토스 지음 /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Greek Mythology Link,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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